재잘재잘+ㆀ/'사랑이사랑에게'

화살을 쏜 남자편...

miniwind 2006. 10. 20. 23:08

큐피트의 화살을 쏘긴 쐈는데,
과녁에 꽂히진 않고 계속 바람을 타고 날고만 있네요.
만나는 여자가 있긴 있는데,
누가 여자 친구 있냐고 물으면 있다고 대답할 처지는 못 되고,
그렇다고 소개팅 하겠냐고 물으면
아니라고 됐다고 대답하게 되는..그런 애매모호한 관계에요.

게다가 일은 왜 이렇게 점점 바빠지는 건지,
이벤트 회사에서 연출부를 하고 있는데,
그 때도 회사일 때문에 일이 엉망으로 되어버렸어요.
친구들까지 동원을 해서 몇날며칠을 설득한 끝에
그녀와 강원도로 휴가를 가기로 했는데..
떠나는 날 아침에 갑자기 사장님이 전화를 해서는
제가 아니면 해결하지 못할 급한 일이 발생했다는 겁니다.
말이 사장님이지, 사실 대학선배이자 친한 형이거든요.
그래서 그녀와 그녀 친구들..내 친구들은 떠나고,
난 다시 짐 풀고..휴가 반납하고..회사로 돌아왔죠 뭐..

근데 이건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
형 여자 친구도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. 완전 잘난 척이에요.
다른 점은 다 형을 닮고 싶은데,
여자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 사양입니다.
어제도 여자 친구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
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자고 해서 회사 앞 단골집에 갔었어요.
근데 얼마나 속상헀으면 몇 잔 마시지도 않고 취해서는
말도 없이 가 버렸더라구요.전화기까지 놔두고...
그래서 내가 술김에 형 전화기로 형수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.
있을 때 잘하라구요.

도대체 어떤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..결혼해야하는 걸까요?
계속 회사에서 밤새고..사흘 만에 집에 들어왔습니다.
시원한 맥주나 한 잔 마시고 자야겠어요.
안주될 만한 게 없을까..맞다, 오징어가 있었네요.
이 오징어..그녀가 강원도에서 선물이라고 사다준 거예요.
난, 내가 못 가게 되면..그녀도 안가겠다고 할 줄 알았어요.
근데 혼자 가는 걸 보고..
그녀에게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.
그렇다고 여기에서 포기하자니..그동안 공들인 게 억울하고,
계속 밀어붙이자니..이 가을이 너무 쓸쓸할 것 같네요.

사랑이..사랑에게 말합니다.
화살이 과녁에 맞을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,
어렵게 얻은 사랑일수록 최선을 다해 지키게 된다고....

++ http://radio.sbs.co.kr/sweet/에서 담아왔습니다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