재잘재잘+ㆀ/'사랑이사랑에게'

A형처럼 보이는 O형 남자편...

miniwind 2007. 5. 24. 22:23

“너 A형이지?”
연습실에서 처음 그녀가 제게 관심을 보이며 던졌던 질문이 너, A형이지? 에요.
“아니요...O형인데요...”
이렇게 대답은 시원하게 했지만,
사실, 그날 연습 내내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.
내가 왜 A형처럼 보였을까,
소심하게 보였던 어떤 사건이 있었나,
그러면서 며칠 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느라구요.
이럴 때 보면, 저 조차도 제가 0형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아요.
혈액형 검사를 다시 해 봐야하는 게 아닐까..하는 생각도 들구요.
어쩌면, 살면서 갑자기 혈액형이 바뀌어버릴 수도 있잖아요?
사랑도 어느 날 갑자기 딴 얼굴을 해 버리는 세상에
혈액형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있나요? 뭐...

그녀는 작가에요.
이 번 창작 뮤지컬의 대본을 썼고, 그리고 나이는 나보다 두 살 많죠.
지금까지 그녀에 대해 아는 건 고작 이 것뿐이지만,
앞으론 그녀 전부를 알게 될 거예요. 아니 알고 싶어요...
이번 주가 마지막 공연이에요.
다행이 그 안에 화이트 데이가 끼여 있어서
하늘이 제게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, O형답게 쿨하게 고백해 보려구요.
그래서 그녀가 좋아할 만한 영화도 미리 예매해 두고,
한 시간 전부터 극장 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.
그냥 영화관이 아니라, 럭셔리 영화관이에요.
테이블 세팅이 되어 있고, 와인과 간단한 스낵을 곁들이면서...
편한 소파에 앉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영화관이요.
제 수준에선 과용한 셈이죠.
그래도 그녀에게 그 정도는 해 주고 싶었어요.
그리고 나중에 유명한 배우가 되면....,
그 땐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서 프러포즈 하고 싶어요.

근데, 영화 시작할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...그녀가 오질 않네요.
혹시 오다가 무슨 사고라도 난 건...아니겠죠? 걱정이 돼요.
문자가 도착했습니다.
너무 늦어진다고 하면 서둘러 오지 말라고, 다음 영화 보자고 해야겠어요.

[미안해...오늘 너랑 영화 못 보겠다. 다음에 내가 보여줄게..]

괜찮아요...정말 괜찮아요..하는 수 없죠...뭐.
근데 이 영화표는..어떡하죠?

재은이한테 전화가 오네요. 과 후배에요.
며칠 전에 다음 작품 오디션 보러 갔었는데, 거기 왔더라구요. 
같이 영화나 보자고 해야겠네요.
남자친구 없는 후배한테 오늘은 한 턱 쏜다 생각하죠..뭐.


사랑이...사랑에게 말합니다.
실망하지 말라고,
어렵게 얻은 사랑일수록 유효기간이 길어지는 거라고...

++http://radio.sbs.co.kr/sweet 에서 담아왔습니다...


저 역시 혈액형 얘기가 나올때... 가끔 듣는 말이예요...
"너 혈액형 모야?   A형 맞지?"
"-_--;; 아니.. 나  O형인데.. 남자답잖아~ ㅋㅋㅋ"
A형 = 소심함..  O형 = 쿨함...
뭐 꼭 이런 등식이 성립하는건가요? 대체적으로 맞을지는 모르지만 말이죠..
내가 남자답지 못해서... 아니면... 용기가 없어 보여서 그러는 걸까요?
남의 눈을 별로 신경 쓰는 편은 아니지만... 그래도 OA? AO? 형 정도로 보였으면 좋겠어요..
COOL함 보다는 개인적으로 WARM하다는게 더 인간적인거 같아요...
어디선가 그러더라고요..
용기는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, 두려우면서도 행하는 거라고...
올해는 용기낼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... 화이팅~!!